journey

폭력의 마력

유진선데이 2007. 1. 3. 20:23

물리적인 폭력은 어떤 경우에 정당한가?  

 

폭력의 압도적인 힘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  우선 이 질문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폭력의 힘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폭력에 대해 피상적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그랬다. 20살이 될때까지 나는 폭력에 대해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 폭력은 나쁘다.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논술시험 준비를 하는 고교생의 평균적인 윤리관을 나도 가지고 있었다.

 

스무살 봄.  내 관념속에서만 살던 폭력을 현실에서 느끼는 계기가 발생했다. 폭력의 위력과 매력에 대해서도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경찰이 휘두르는 쇠파이프에 머리가 깨지고,  방패에 발등이 퉁퉁 부어오르고 멱살을 잡히면서 깨닫게 되었다.

 

폭력은 위험한 만큼 매력적이다.  휘두르는 사람은 절대적인 힘들 얻고, 희생자는 생존의 욕구를 위협당한다는 절대적인 공포로 인해 인간성의 밑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생명에 대한 위협이라는 상황은  그 어떤 용기나 지혜도 무력하게 만든다. 

 

가해자의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면서 " 폭력은 악 "이라는 윤리관은 바로 무너졌다. 살아야 겠다는 욕망은  인간의 그 어떤 욕망보다 강력하고,  이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나 자신의 폭력성과 공격성은 너무나 정당했다.   지금도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그때 내가 느꼈던 분노와 공격성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내가 내 공격성을 드러냈을때의 그 쾌감을 기억한다.  생존 본능에 충실했던 그 순간. 그리고 내 폭력으로 타인을 제압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 기뻤던 그 순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생존의 욕구가 인간의 욕망 중 가장 강렬한 것이라면  생존을 위한 인간의 폭력과 공격성은 정당화 될 수 있다.

 

남은 이슈는  생존을 위한 폭력과 타인의 생존을 빼앗기 위한 폭력의 경계는 모호하다는 점 하나 뿐이다. 

 

탤런트 이찬과 김민영의 폭행사건으로 인해   폭력은 안돼!! 라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외쳐지고 있다. 폭력은 나쁘다. 맞는 말이다.  그런만큼 폭력은 매력적이다.  최소한의 에니지로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도구가 폭력이니까 말이다.   100분 토론도 필요없고, 지루한 설교나 설득이나 감언이설도 필요없다. 근거를 만들기 위한  두뇌회전도,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노력도 필요없다.  몇번의 간단한 주먹질과 발길질이면  모든 것이 한번에 제압되고 나의 의지가 관철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물리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폭력은 왜 나쁜 것일까?  사회적인 약속을 깨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회화되면서 사회와 약속을 했다.  내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회도 나에게 폭력을 쓰지 않는다고.  그럼으로써 상시적으로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으로써 내가 가져야할 불안감, 스트레스를  없애주었다.  서로 폭력은 쓰지 않기로  우리는 이미 약속을 한 것이다.  이런 약속을 깨는 사람들은 다른 사회 구성에게 불안감을 준다. 

 "  나도 언제 폭력의 대상이 될지 몰라. 불안해 불안해 스트레스 받아.  생산성 떨어져. 무서워....  "

 

사회라는 것은  약속에 의한  안정망으로 유지가되는 것인데...가끔  폭력의 매력에 압도되어 이 약속을 꺠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매장되며  격리된다. 

 

이찬은 매장될 것이다.  사회를 불안하게 했으므로.  그를 매장시킴으로써 사회 구성원은 다시 평화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폭력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다.   그 사과를 따 먹는 사람들은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들의 지리한 진실공방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  사실이야 어쨌건 폭력은 일탈이고 매력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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