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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메종 드 히미코-조화와 부조화 사이에 선 사람들

유진선데이 2006. 12. 7. 21:17
영화 줄거리

 

  분명, 사랑은 그곳에 있다 조금씩 마주 보는 것...,

 

  서로에게 상냥해지는 것...

 

  오래 전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게이 아버지를 증오하는 사오리. 경제적으로 어려운 그녀에게 어느 날 젊고 아름다운 청년이 찾아온다. 그는 아버지의 연인 하루히코. 하루히코는 사오리의 아버지 히미코가 암에 걸려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그녀에게 아버지가 만든 게이들을 위한 실버타운에 와서 일을 도울 것을 부탁한다. 아버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살아왔지만, 유산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얘기에 매주 한 번씩 그곳에 가기로 결정한 사오리. 일요일 아침, 사오리는 '메종 드 히미코'의 문을 두드린다.

 

 바닷가에 접한 유럽의 작은 성을 연상시키는 게이 실버타운 '메종 드 히미코', 그 안에 살고 있는 각각의 개성과 사연을 간직한 다양한 사람들. 처음에는 아버지에 대한 혐오감으로 거리를 두던 사오리는, 점차 그들의 꾸밈없고 순수한 모습과 그 이면에 숨은 외로움과 고민을 접하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하지만 평온한 이곳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아버지와는 완전히 연락을 끊은 줄 알았던 죽은 어머니의 흔적을 발견하는 사오리. 게다가 항상 티격태격하던 하루히코와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모시네마에서 삼색아트필름전이라는 3가지 색깔의 영화들을 선정하여 상영하는 기획이있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예전에 극장에서 상영할때 제목과 소재가 인상깊었던 메종 드 히미코를 보게되었다. 난 일본영화는 많이보지 못했기에(본거라곤 러브레터, 도쿄타워 정도) 이런 영화 스타일에는 익숙치는 못한편이다. 아니.. 다른 일본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도 이런 소재는 누구나 생소할 테지만.. 일단 나에겐 배우부터도 생소했다.. 곱상하게 생기고 몸매 잘빠진 남자가 나오던데.. 그 사람이 오다기리 죠라는 유명한 배우였다. 여자친구는 오다기리 죠를 보고 키도 좀 작고(내가 보기엔 키가 175정도 될듯이 보였는데) 왜 쫄바지만 계속 입고나오냐면서.. 옷이 그리 없냐면서 연신 투덜거렸다. 여주인공인 시바사키 코우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 나왔다던데.. 그 영화를 보지 못한 나는 배우들의 예전 배역에서 오는 편견없이 영화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다.

 

  아내와 딸을 버리고 떠난 게이아버지 히미코(다나카 민 분),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딸 사오리(시바사키 분), 그리고 그녀에게 나타난 남자 하루히코(오다기리 죠 분)가 엮이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보는이를 처음부터 기분 찝찝하게 만들었다. 자신과 어머니를 떠났단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혐오감과 적대감은 당연한듯 느껴졌고 페인트 회사일과 알바를 병행하면서 살아가는 그녀의 궁핍한 처지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히미코의 복장부터가 거부감을 주었달까.. 이런 첫인상과 그의 잘못된 행적이 결합하여 " 싫다.. 왜 저렇게 살까.. " 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암에 걸려서 투병중이었지만 그렇게 가여워보이지 않았던건.. 게이라는 편견때문이었을까.. 아님 가족을 버린 이에 대한 반감때문이었을까?

 

 젊은 게이 하루히코.. 그가 히미코와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는 자체가 일반인에겐 선뜻 다가오지 않는 일이었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그의 말이 같은 지구에 살고있는이의 말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그의 딸을 찾아가 메종 드 히미코(히미코가 세운 바다가 보이는 유럽풍의 게이 실버타운)에 와서 일을 도와달라고 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너무도 젊은 하루히코(그에 비해선 너무도 늙은 히미코와의 관계를 못맞땅찮게 생각했던거 같다)가 불쌍해 보였다. 그에 비해 화장기 없는 초췌한 얼굴, 초점없는 눈빛 등을 보이며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지는 사오리는 측은한 마음을 갖게 하였다. 어머니도 몇년전에 암으로 돌아가셔서 혼자 외롭게 삶에 투쟁하는 그녀.. 사오리나..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곳이 없어져 운영위기에 빠진 메종 드 히미코를 보고있자니 세계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영화라고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메종 드 히미코의 다양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처음에는 거리감을 두지만 차츰 차츰 그들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가까워지게 되는데.. 그네들의 모습에 나도 처음에는 상당한 거부감.. 거북함까지 느꼈지만(패션부터 시작해 말투까지) 그들도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일뿐이라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한다. 때론 귀여워보이고 어쩔땐 민망하지만 웃음짓게 하는 장면들이 나의 편견들도 조금씩 옅어지게 하였다. 게이로서의 삶을 100% 납득할 수는 없지만 부정적인 시각에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할까..

 

 게이로 사는게 죄일까.. 아님 게이로서의 삶을 살게되어 다른이들에게 상처를 준게 잘못일까..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삶에 보통사람을 밀어넣어 보통사람과 어울리게 하였다. 부조화와 조화의 양극단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물론 조화를 목표로 한다는건 라스트씬에서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히코와의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지만 일반인과는 다른 그의 신체반응으로인해 이성으로서의 교제가 불가능했던 사오리.. 영화내내 사오리는 이반속의 일반으로서의 괴리를 몸으로 표현해야만 했고 울어야만 했다. 마지막엔 웃으면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그 괴리는 남아있는 모습이다. 현재도 그들은 여전히 부조화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

 

 

 

출처 : 라오니즈의 아는남자 아는여자
글쓴이 : 라오니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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