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스크랩] [유럽, 내 기억속의 40일] 베른으로 소풍을 떠나요.

유진선데이 2005. 7. 4. 11:17

2004. 7. 16. 금요일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무엇을 할지 생각한다.

 

레포츠를 포기하니, 시간이 너무 남는다.

더구나, 로마로 가는 열차 예약이 뜻대로 안되어 스위스에서의 일정이 계획보다 늘어나버렸으니...

호스텔은 3박을 미리 지불했으니까 루체른을 거점으로 돌아다녀야 하는데~

'남는 시간에 뭐 하지?'

 

가이드북을 뒤적거리며 당일치기로 갈만한 곳을 물색하다가

베른으로 소풍을 다녀오기로 결정한다.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어제 산 토마토를 먹으며 신나게 걸어간다.

가는 길에 잠시 빈사의 사자상앞으로~  

아기자기한 작은 공원처럼 꾸며진 이 곳.

너무 마음에 든다.

 

 

 

 

 

 

 

 

아침에 다시 찾은 사자상

 

 

 

 

 

 

햇살이 가득 내리쬐고 있어

창에 찔려 찡그리고 있는 사자의 모습이 더욱 슬프게 보이는 것도 같다.

죽어가며 고통스러워하는 누군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저 조형물이 왜 그렇게 내 마음에 남는건지...

한적하고 조용한 연못과 거대한 돌위에 새겨진 저 아픔이 내게 전해지는 걸까...?

그 속에서라도 그들이 편히 쉬길 바란다...

 

한참이나 의자에 자리잡고 사자상을. 그 앞의 물을.

그리고 잠깐잠깐 왔다갔다하는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있는다.

 

 

 

 

 

 

 

 

더 있고 싶지만,

앞으로 숙소를 갈때마다 들릴 수 있으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지!

 

 

 

 

 

 

 

 

 

 

 

^^

'처음에 이 구간을 달릴때 무슨 천국에 온 마냥 좋아했더랬지...'

아침에 산 체리를 계속 입안에 집어넣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역시 너무 멋지다.

 

 

 

 

기차를 타기전 슈퍼에 들러 점심꺼리를~

체리와 빵 요거트. 공짜로 받은 땅콩

.

coop의 크로와상은 정말 맛있다!

그치만 저 요거트는 한입 먹고 버려버렸다.

싸기도 하고 무언가 자연적인 맛을 기대하고 골랐는데...

너무도 자연적인 형연할 수 없는 맛이었다.^^;

 

 

 

 

 

 

 

 

 

약 1시간후 기차는 베른에 도착.

내려서 역안을 둘러보니, 무슨 라디오방송을 하는듯 하다.

 

 

 

그냥 역안 의자에 앉아  방송중이다.

뭐라뭐라 남정네의 말이 진짜 빠르다.

 

 

 

 

 

 

 

근처 의자에 앉아 구경도 하고~

옆에서는 새로 나온 음료의 시음행사를 하고있어, 줄을 서서 하나를 받는다.

 

 

 

 

맛있었던 분홍색의 음료.

무슨 라떼였는데...^^

 

 

 

 

 

 

 

 

 

한번 들렸던 곳이라 거리가 익숙하다.

게다가 조그마한 곳이니 마음대로 걷다가 역만 찾으면 모든게 해결~!

 

 

 

일단 숙소 앞 에머랄드 호수쪽으로 걸어간다.

 

 

 

 

 

 

 

 

그대로인 호스텔 앞의 풍경.

행복했던 그날의 아침이 다시 찾아오는듯~

 

 

 

 

 

 

 

역시 좋다.

이 빛이 그리웠다.

이 한적함과 아기자기함이 너무 좋았었나보다.

떠나는 날 아침처럼 난 같은자리에 앉아있는다.

 

 

 

옆을 보니, 여기서도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잔디 한편에는 단체로 야영 온 어린이들이 북적거리기도 하다.

그리고 틈틈이 웃옷을 벗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이...@.@

 

 

 

 

 

 

길가로는 한 노부부가 다정히 걸어간다.

 

돌아다니면서 참 보기좋은 풍경중의 하나가 연인들의 모습이다.

비록 쫙 달라붙어 쪽쪽거리고 있는 것들을 보면서 마냥 좋기만한건 아니지만...;;

서로 너무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그 두사람을보면 나도 당장 사랑해야할것만 같다.

어찌나도. 특히 남정네들이 여인들을 바라보는 눈길이 뜨거운지...

눈에서 쉴틈없이 계속해서 하트가 쏟아져 나간다.

특히 백발 노부부들이 손을 꼭 잡고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은 감동이다.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들처럼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걸어갈 그들.

내가 백발이 되었을때, 더도말고 딱 저 모습처럼만 돌아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잡고 강가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한다.

 

 

 

 

 

 

 

 

 

 

 

 

 

 

 

 

 

 

 

걸어가다 물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고~

타이머를 맞추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강가를 걷는 길은 나무가 하늘을 덮다가, 불쑥 열려보이기도 한다.

산책로처럼 잘 꾸며진 길을 걷는게 너무 좋다.

날씨도 좋다.

^^

 

 

 

 

 

날씨가 좋아져서인지 강가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수영복 차림으로 누워있거나 남정네들의 반나체도 눈에 뜨임!!

 

 

 

 

멀리서 줌을 있는대로 당겨서 찰칵.

 

 

@.@

아 행복해라...ㅋㅋ

 

 

 

 

 

 

 

 

숲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가이드북에 나온 곰공원이 보인다.

저번에는 돌아보지 못한 곳.

드디어 베른의 상징인 곰을 직접 마주하게 되는구나~!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장난도 치는 그들의 재롱을 잠시 지켜본다.

 

 

 

 

Bern bear

 

 

 

곰공원을 나오니 옆으로는 장미공원이 있는 길.

경사가 좀 지는 길이라 망설여지긴 하지만, 힘내서 올라가 보자구~!!

땀이 나기 시작하고 다리도 조금 후들거리긴 하지만

올라가서 베른의 전경을 보기위해 열심히 발을 내딛는다.

옆으로 조금씩 보이는 풍경들은 조금만 더 힘내라고 응원하는듯.

거의 올라왔는지 눈앞에 넓따란 곳이 보인다.

 

탁 트인 베른 시내.

시원하다.

 

 

 

 

땀을 식히며 바라본 베른

 

 

 

 

 

 

 

 

 

장미 공원

 

 

 

 

높은 곳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넓다랗게 공원이 꾸며져있다.

 

장미는 생각보다 너무 헤벌레 펼쳐져있어서 그리 이쁘진 않지만.

공원이 의외로 넓다.

곳곳에는 앉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가득.

 

 

 

 

남은 일정들도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길 기도하며...

아름다운 도시. 베른을 바라본다.

 

 

 

 

 

 

 

 

 

장미공원을 내려와 역 방향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걷기 시작.

허기가 져, 역 근처 케밥집에서 케밥 하나를 주문한다.

빵을 데우고, 속을 갈라 고기를 넣고.

앞에 놓인 야채들을 넣을때마다 "이거 넣을까요?" 하면서 물어보는 청년.

'무엇이든 가득해주세요~'

묻는것마다 다 넣으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마지막 소스를 뿌리고.

고춧가루를 뿌리려나 묻는다.

 

"어? 고춧가루~!!"

며칠 호스텔에서 묵는다고 거의 빵을 먹고 다녔던 터라,

고춧가루 하나에도 눈이 떼굴떼굴. @.@

'좋아요 좋아.....' ^0^

빵 위에 뿌려지는 고춧가루가 많아지면서 웃음이 하나씩 커져간다.

툭. 툭. 툭. 툭.

'그래 더 더....더......ㅋㅋㅋ'

고춧가루 하나에도 난 지금 너무 행복하다.

 

맛은?

입으로 베어먹기 힘들게 덩치가 크지만 너무 맛나다. ^^

비싸긴 하지만.

 

 

 

 

맛있는 케밥

침 꿀~꺽.

 

 

 

 

 

역 안 계단에 앉아 아직도 방송중인 사람들을 구경하며 우걱우걱 케밥을 먹는다.

^^

 

 

 

 

 

 

 

 

 

 

 

 

 

다시 루체른으로 가는 길

 

 

 

 

 

 

 

금연석을 찾아 자리를 잡고서 행복한 기분의 연장.

창 밖도 이쁘고, 오랜만에 고춧가루도 맛보고,

웃음 가득이다.

 

 

 

 

 

 

 

 

 

 

숙소 가는길에 하이네켄 길다란 병을 사들고서 빈사의 사자상 앞으로~!

음... 알콜이 들어가줘야해.... 오늘같은 날은.

 

 

 

 

계속되는 하이네켄 사랑^^

빈사의 사자상 나의 고정좌석에 앉아

홀짝홀짝 마신다.

.

어느새 손이 저리 탔다.

 

 

 

 

 

 

 

 

 

 

어두운 밤에 찾은 빈사의 사자상

 

 

 

 

 

 

쬠 어질어질....

아까 남긴 케밥을 다시 꺼내어 먹는다.

몸이 나른~ 기분도 나아진다.

 

 

 

'벌써 여긴 몇번째지?'

계속 와도 질리지가 않는 곳.

계속 와야 할것만 같은 포근함.

루체른에서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계속 이곳이다.

 

 

 

 

 

 

 

 

 

 

 

피곤했는지 금새 취했나보다.

일찍 잠에 들려는데 여기 얘들이 너무 떠든다. ㅜㅠ

호스텔 방은 참 크고, 내가 묵은 방은 한국인이 참 많다.

 

 

 

 

 

 

 

 

 

 

출처 : [유럽, 내 기억속의 40일] 베른으로 소풍을 떠나요.
글쓴이 : 좋은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