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김춘수 시인 타계
유진선데이
2004. 11. 29. 11:45
중학교때 처음 만났던 김춘수 시인의 詩
그때의 충격을 다시 떠올려 본다.
시인들이 하나씩 세상을 떠날때 마다
내 어린 시절 추억도 하나씩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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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김 춘 수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