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고 도스톱 이야기
DOGO
도고를 연재하니까 모두들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 한 마리는 기르겠지 하고 생각들을 했나봅니다..하기사 만화가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소문도 나고 또 고양이를 좋아하고 기르는 만화가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전 고양이가 무서웠거든요 그 반짝이는 매서운 야수의 눈이라니.. 게다가 그르릉그릉 발정났을 때 내는 아기울음소리는 또 얼마나 무섭습 니까..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그리면서 고양이도 안 기르냐 한 마리 길러라는둥의 계속되는 주변의 협박(?)에도 꿋꿋이 버티던 어느 날 고양이를 무지 좋아하는 지인이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무작정 데리고 와 서 넘기는 사건이 생겼습니다..차에 치여 죽을 뻔한 걸 구해왔다는겁니 다.어쩌겠습니까. 그 찌끄만한게 발발 떨고 있는데 결국 저는 고양이와의 동거를 시작했습니다..아 물론 이름은 DOGO라고 불렀지요.. 문제는 잠잘 때였습니다..고양이라는게 불만 끄고 자려고 누우면 배 위에 올라오거나 머리 옆에 붙어서 자려고 하는겁니다.. 깜깜한 방에 혼자 있 는데 생각해보세요...눈을 감고 있으면 바로 귀 옆에서 들리는 그르릉그 릉 소리를..게다가 눈을 딱 뜨면 고양이의 그 야광눈이 내 눈을 응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한 동안은 불을 켜고 잠을 자곤 했던 것 같습니다..
DOSTOP
그 후로 도고와 살면서 고양이가 의외로 기르는 묘미와 재미난 성격의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그런데 어느 날 외출하고 돌아오는데 내 방 창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도고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이 녀석은 다른 도둑고양이 같지 않게 내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쫓아내려고 하는 손짓을 하니까 더 다가오 는 겁니다.. 갓 태어난 지 얼마 안되는데다 배도 고프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같은 게 없을 때였나봅니다.. 그래서 하는 짓이 귀여워서 데려와서 씻기고 먹이를 주었지요.. 이름은 DOGO의 GO가 우리가 잘 하는 GOSTOP의 GO를 연상시킨다고 두 마리니까 나머지 한 마리는 STOP으로 하자는 제의에 결국 DOSTOP이 되었지요.. 도고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무척 많은데 비해 도스톱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없고 붙임성이 많아서(제가 보기엔 머리가 나쁜 듯...) 귀여운 면이 더 많았습니다..반면 도고 는 내성적이고 도도해보이기까지 하고 좀 커서는 살이 많이 쪄서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사람들은 주인 닮았다고 하더군요..뱃살하며...__+). 고양이들은 한마디로 도도합니다..주인을 주인이 아닌 같은 고양이로 여긴다고 하나...그래서 개와는 달리 잘 보일려고 꼬리친다든지 하는 것도 없고 말도 잘 안 듣죠..그냥 개 무시하기 쉽상입니다..그럴땐 잔재미가 없기도 하지만..지들도 동물인데 배가 고프면 어쩔 수 없죠? 비굴해지기는 싫고 배는 고프고하니까..설겆이나 일을 하고 있을 때 슬며 시 옆에 와서 스으윽 몸을 스치고 지나갑니다..꼭 이렇게 말하는거 같습니다..'내가 꼭 배고파서 이러는건 아니고..'
또 자주 발정이 나고 창밖을 보고 나가고 싶어합니다..한동안 고민을 했지요..내가 고양이라면 따뜻하고 먹을 것 제때 주는 이 감옥에서 평생을 살 것인가? 아니면 좀 배가 고 프고 추울 수도 있지만 자유롭게 밖으로 나갈 것이냐?.. 내가 마당있는 집에서 살면 놓아 먹이고 놀다 들어오면 먹이 주고 할텐데 그러지도 못하는 형편이고..고민을 많이 하다 결국 시골 할머님댁에 맡기기로 했습니다..할머님은 지금 개 두 마리를 기르고 있지만 전에는 고양이도 길렀었고요 시골이니 차에 치여 죽을 일도 없을테고..산에 들에 맘껏 돌 아다니다 제가 사료를 때때로 가져가면 그거 먹이고 또 겸사겸사 할머님도 볼 심산이었지요.. 아...그러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고...안전하고 자유로울거라 여겼던 그 곳이 가장 위험할 줄은 정말 몰랐지 뭡니까?..얼마 후 찾아간 할머님댁..고양이는 없었습니다..할머니왈 '내가 허리에 좋다길래 잡아 먹을려고 했더니 도망갔어~'..__;;;;;;;;;;;;;;; 아 그 동네분들은 고양이고기를 사고팔기도 한답니다..ㅠ.ㅜ 그저 무사해야할텐데요...특히 먹을 것만 들 고 흔들면 곧잘 오는 도스톱이 걱정입니다..물론 도고도 걱정이고요...지금은 무지 많이 보고싶군요...처음엔 별로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꿈에도 나타나고..자꾸 생각이 납 니다..내가 죄를 지었구나..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입양을 시키던지 할 것을.. 하면서요........도고도스톱 부디 무사하길........kud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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