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
2006.09.08 (금)

오늘날씨:


행복지수:








질문의 힘

소유권이 한국인으로부터 외국인으로 넘어간 회사에서 근무하는 매니저가 있다. 그는 늘 불평에 가득 차 못마땅한 얼굴로 일을 하곤 했다. 오랜만에 그를 만났는데 얼굴이 환하게 달라져 있다. 깜짝 놀라 무슨 좋은 일 있느냐고 물었더니 “얼굴이 좋아졌지요. 요즘 그런 얘기 자주 듣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이유를 묻자 이렇게 얘기한다. “글쎄요. 회사 다닐 맛이 난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입니다. 사장님과 사이가 좋아졌거든요. 예전 사장님은 지시하고 통제하고 잔소리를 주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됐습니다. 그런데 새로 온 사장님은 질문을 통해 일을 시킵니다. 희한하게 똑같이 일을 시키는데 느낌이 달라요, 일할 맛이 납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얘기한다. 이런 식입니다. 한 번은 사장님이 저를 부르더니 “김 부장은 이 분야에서 영업한지 얼마나 되나”라고 묻더군요. “20년쯤 됩니다.”라고 답했지요. 그러면 이 분야 영업은 한국 최고겠구만 하길래 얼떨결에 그렇습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계속 질문을 하더군요. 그렇다면
“글로벌하게도 김 부장이 최고인가요”라고 묻더군요. 그건 아닌 것 같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그러면 글로벌하게 제일 잘 하는 사람이 100점이라면 몇 점쯤 되냐고 묻더군요. 별 생각없이 70점쯤 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이맘때쯤은 몇 점까지 올릴 생각인가? 그를 위해 김 부장이 할 일은 무엇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계속 질문을 던지더군요. 저는 비로소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제 목표로 삼아 일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억지로 시켜서 한 것이 아니고 제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을 하니 머리도 맑고 자부심도 생기더군요. 질문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모 사장님이 전화를 했다. 자신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관련해 문제가 있으니 와서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임원 회의에 참석을 요청했다. 1 분기 실적을 검토하고 다음 분기 전략을 논의하는 것이 주제였다. 그런데 회의 시간 내내 사장님 혼자 마이크를 잡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지금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우리 회사 상태는 어떻고, 문제는 무엇이고, 향후 대책이 뭐고… 무엇보다 질문이 없었다. 간혹 질문을 하기는 해도 순수한 질문이 아니었다. 강압적인 질문, 동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질문, 정답을 머리 속에 그려놓고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회의 분위기는 지루함, 짜증, 답답함으로 가득 찼다. 사장이 시장을 보는 눈, 현상을 읽는 눈은 나무랄 곳 없었지만 커뮤니케이션은 빵점이었다. 그 날 회의를 통해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사장님은 훌륭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니란 사실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훌륭한 리더는 멋진 얘기보다는 멋진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질문은 사람을 지혜롭게 한다. 질문을 받을 때 사람은 비로소 머리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리더십은 질문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겸손이 필요하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질문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지시의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노예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수동적으로 할 뿐이다. 질문은 최고의 동기부여 도구이다. 상사가 “자네 생각은 어떤가? 자네가 내 위치에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고 물으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존중 받는다는 느낌,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것이다. 동시에 그런 상사를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질책도 질문으로 바꾸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질책을 받고 “정말 내가 잘못했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반성하기는 쉽지 않다. 질책 대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내가 목표를 정확히 전달했는가, 필요한 자원과 시간을 주었는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충분히 훈련시켰는가?” 그런 질문을 던지면 함부로 야단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질문은 진실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정말 저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마음에서 질문을 해야 상대도 편안하게 답변할 수 있다. 너무 갑작스런 질문, 비난조의 질문, 이미 결론을 낸 상태에서 하는 질문, 부정적인 질문 등은 좋은 질문이 아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입을 닫는다. 순수하게 질문하고, 긍정적 자세를 견지하고, 상대에게 답변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주고 받는 문화가 중요하다. 영리하게 질문 할 줄 아는 것이 진리의 반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에 관해 가르쳐 줄 수 없다. 그저 그 사람이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갈릴레오의 말이다. |

나의 계획 Top5
1. 지시와 잔소리는 동료들을 바보로 만든다.
2. empowerment 한다.
3. 적절한 질문들을 하루에 3가지씩 만든다.


'journ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매기들 (0) | 2006.10.25 |
---|---|
반딧불 - 제주 (0) | 2006.10.02 |
2006.08.31 (목) (0) | 2006.08.31 |
전투의 시작~ 커피 (0) | 2006.08.31 |
2006.08.19 (토) (0) | 200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