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후 의미 있는 삶 펜션으로 설계했어요” 30년 간 몸담은 교직, 천직으로 생각하며 일해 왔지만 이제 물러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년을 6년 정도 남긴 시점에서 교사 한종선씨(57)는 앞으로의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60대 초반 퇴직 후 마냥 연금이나 타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료한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그는 아내 이혜종씨(53)와 펜션을 지었다. 돈을 벌자는 욕심보다 즐겁게 노후를 보내고 지인들과 자녀, 앞으로 생길 손자들이 찾아올 공간을 만들겠다는 작은 바람이 펜션의 기초가 되었다. 주중에는 교사로 주말에는 펜션지기로 토요일 오전 5시 30분, 반포 세화고 영어교사인 한 씨는 가평역에서 기차에 오른다.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그는 다시 기차를 타고 제2의 일터이자 보금자리인 펜션 ‘풍경’으로 향한다. 한 씨는 이른바 투잡스족이다. 평일에는 교사로 주말에는 펜션지기로 살아간다. 적지 않은 나이에 두 개의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은 올 여름 노후를 대비해 펜션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서울 토박이인 한 씨는 늘 시골을 동경했다. 결혼 후 처가가 있는 평택은 그에게 마음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처가를 찾았고 맘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는 ‘내 아이의 아이들에게도 이런 추억의 장소를 만들어주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꿈꾼 지 꼭 20년 만에 그는 펜션을 짓고 꿈을 이루는 첫발을 내디뎠다. “노후에 하릴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기보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이 하고 싶었죠. 곧 태어날 손자가 뛰어 놀 공간도 만들고 지인과 제자들이 부담 없이 찾아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펜션으로 현실화 된 셈이죠.” 그는 처음부터 수익을 목적으로 펜션을 짓지 않았다. 객실 수가 곧 수입과 직결되기에 많은 객실을 둔 펜션이 많지만 객실을 3개로 최소화했고 펜션지기와 손님이 자연스레 교류가 되도록 현관 출입구도 하나만 두었다. 객실의 이름은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의 하루 풍경이 연상되도록 물안개, 솔바람, 노을구름이라고 지었다. 한 씨는 지난 여름 펜션이 준공된 후 펜션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애인과 함께 온 군인도 있었고 안사돈을 데려 온 부부도 만났고 젊은 연인들도 여럿 펜션을 다녀갔다. 숯불에 고기를 굽고 손님들이 다녀간 방을 정리하고 모닥불을 피운 흔적을 지우려면 하루가 부족하지만 사람들과 만나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마당과 객실이 정리되면 ‘오늘은 어떤 사람이 이곳에 올까?’라는 기대로 커피를 마시며 아내와 대화하는 것도 더 할 나위 없는 낙이다. 부부의 땀이 깃든 소중한 집 한 씨는 펜션을 운영하기 전 문산에 150평의 땅을 산 적이 있다. 농사를 지어볼 요량이었다. 콩을 심어 수확해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는 맛을 알고 나서는 주말이면 밭으로 출근부를 찍었다. 그러나 외지인에 대한 거부감 때문인지 마을 사람들과는 친해질 수 없었다. 정감 있는 분위기에서 노후를 보내려던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무렵 자신의 밭을 가로질러 도로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땅을 팔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평 남이섬 인근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친구는 펜션단지를 만들려고 하는데 함께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했다. 아내와 함께 지금의 소라마을을 찾았을 때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북한강의 뽀얀 물안개가 부부의 마음을 이끌었다. 그리고 270평의 땅을 분양받고 펜션을 건축하기로 했다. 학교에 나가는 그를 대신해 아내는 책을 찾아 설계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설계도 해 보았다. 잘 지은 펜션에 가보기도 하고 책을 찾아보던 중 한 잡지에서 상상 속의 펜션을 만났다. “지붕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책에서 그런 집을 찾았어요”라며 아내는 상기된 어조로 남편에게 소식을 전했다. 아내가 본 마음에 꼭 든 펜션은 홍천의 ‘마이웨이’였다. 물어물어 펜션을 시공한 회사를 찾은 부부는 우선 아내가 그린 설계도를 보여주고 어떻게 지을지 상의했다. 의논 끝에 완공된 펜션 ‘풍경’을 아내는 “단지 내 10여 동의 펜션 중 제일 예쁜 집”이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가끔 소라마을의 다른 펜션을 찾은 이들이 떠나기 전 “이 집에서 기념촬영 좀 할게요”라고 이야기할 때면 ‘제일 예쁜 펜션’을 운영하는 주인이라는 뿌듯함에 으쓱해지기도 한다. 집을 짓고 나니 마당이 허전했다. 부부는 직접 꽃을 심고 돌을 날라 쌓으며 정원을 만들어 나갔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하루 세 시간 이상 땀을 흘렸는데 그 덕분에 아기자기한 정원이 생겼고 몸도 건강해졌다. 당뇨가 있던 남편은 체중이 줄면서 당수치가 떨어졌고 아내는 예민한 성격 탓에 소화가 안 되던 것이 싹 사라졌다. “공짜도 있어야 손님들이 좋지” “노후 생활을 위해 펜션을 지었지만 우리는 돈 벌 생각은 없어요. 펜션 운영비만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 노후에 사람들과 만나는 통로면 족해요.” 펜션은 모텔과 달리 손님과 주인의 교감이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펜션이 수익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너도나도 펜션을 지은 후 야박한 곳도 많아졌다. 펜션 이용 수칙인 입·퇴실 시간을 철저히 하는 것이나 추가인원이 있을 경우 만원 정도 이용료를 받는 것은 룰이라고 치자. 주인이 환대해 주지 않는 것도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반찬이며 조미료를 나눠주는 것도 인색하고 퇴실할 때 쓰레기봉투 값까지 받는 것을 보면 너무하다 싶다. 펜션 ‘풍경’은 넉넉한 주변 산세만큼 인심 좋은 곳이다. 주인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고 함께 어울리고 흥이 나면 모닥불도 피워준다. 모닥불을 피운 후 감자며 고구마를 구워 먹는 맛은 일품이다. 손맛 야무진 안주인이 직접 담근 물김치며, 열무김치도 말만 잘하면 공짜다. 다른 곳에서는 1인당 1만원씩 받는 바비큐용 숯도 2인 기준 5000원에 제공한다. “한 번 온 펜션을 다시 찾는 사람은 드물죠. 문을 연지 이제 4개월 정도 됐는데 며칠 전에 한 번 오셨던 분이 다시 오겠노라고 전화를 주시더군요. 장사 속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것이 통했던 것 같아요.” 펜션을 운영하면서 돈보다 사람을 얻어 더 행복하다는 부부는 펜션 앞 데크에 서서 노을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본다. 행복한 펜션 만드는 노하우 1. 주인의 손길을 느끼게 하라. 내가 쓸 것처럼 좋은 제품으로 펜션을 채우고 청결하게 관리해야 사용하는 이들도 내 것처럼 아낀다. 2. 손님들간의 화합을 이끌어라. 각 객실의 손님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면 추억은 배가 된다. 3. 가이드가 되어라. 지역 명소와 맛집을 알려주면 더 기억에 남는다. 4. 욕심부리지 마라. 객실 수를 관리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이 두면 자연히 손님을 대하는 것에 소홀해질 수 있다. 5. 아낌없이 주어라. 손님들이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음식이며 모닥불을 피워주는데 인색하게 굴지 말자. 건축 및 창업정보 ·대지 위치 :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남이섬 인근) ·지역 지구 : 관리지역 ·대지면적 : 270평 ·건축면적 : 50평 ·구조 : 목구조 2층 ·설계 및 시공 : 미란츠 ·토지 구입비 : 평당 50만원 ·건축비 : 평당 400만원 선 ·집기 구입비 : 1000만원(식기류·가구·침구 등) ·월 평균 수입(A) : 140만원 (매주 토·일요일만 객실 대여, 퇴직 후 주중 운영 예정) ·지출(B) : 70만원(예약 대행료 및 운영비 등) ·순수익 : A-B=70만원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이코노믹리뷰 |
출처 : 정년 앞둔 교사의 펜션 창업기
글쓴이 : 슈퍼바이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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