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이 성공하면서 출연진들의 '몸값' 도 동반 상승했다. 그 중에서 <거침없이 하이킥> 이 낳은 신예 정일우, 김혜성, 김범은 주목할 만한 '후세대 연기자' 들이다. <논스톱> 시리즈가 끊임없이 청춘스타를 배출했던 것처럼 <거침없이 하이킥> 도 이 세명의 신예들을 '스타덤' 에 올려놓았다. 과연 그들은 송승헌, 조인성, 현빈 등의 뒤를 잇는 '시트콤 스타' 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인가.
'스타' 와 '배우' 로 성장하는 법, 정일우.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 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거침없이 하이킥> 을 논하면서 때론 맹하고, 때론 귀엽고, 때론 거침없이 터프한 '이윤호' 라는 캐릭터를 빼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정과의 이상야릇한 로맨스는 윤호의 인기를 '급' 상승시켰고 정일우 역시 이 캐릭터와 함께 동반출세하는 과정을 겪었다.
지금까지 시들지 않는 여성들의 '윤호 사랑' 은 정일우가 걸어 갈 연예 생활의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수 없이 많은 '반짝 스타' 들을 봐 왔고, 그들의 '반짝 인기' 에 익숙해져 있다. 정일우 같은 뉴 페이스가 갑자기 시들어 버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렇기에 <거침없이 하이킥> 의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의 미래를 위해 몇 가지 충고를 해 둘 것이 있다.
우선 첫번째 충고할 것은 '연기력' 의 문제다. 툭 까놓고 이야기해서 그의 연기력은 '형편' 없다. 발음, 발성, 동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것이 없다. 특히 조금만 대사가 많아지면 대사가 뭉뚱그러져 들어가는 것은 연기자로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게다가 대사의 부정확성을 만회 할 발성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정일우는 자신의 연기력을 '이윤호' 라는 캐릭터로 만회하고 있지만 시트콤 종영과 함께 일정한 캐릭터가 사라졌을 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결국 발음을 교정하고 연기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발음' 은 특히나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전도연 같은 경우가 발음, 발성이 모두 안 되는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꾸준한 노력과 변신으로 이제는 모든 것을 초월해 '배우' 라는 타이틀을 따는데 성공했다. 정일우 역시 선배의 이러한 뒷모습을 거울 삼아 자신을 바라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두번째, 캐릭터의 매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대체적으로 처음부터 '센 캐릭터' 를 한 신예 배우들은 후속타가 약하거나 희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왕의 남자> 의 이준기가 이 같은 경우인데 '공길' 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강하다 보니 <마이걸> 이나 <플라이 대디> 는 잊혀지고 여전히 대중에게 '예쁜 남자' '공길' 로만 기억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의 올리비아 핫세를 되새겨보라)
정일우도 이럴 공산이 크다. 이윤호가 어떤 캐릭터인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아는,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도 '셀 만큼 센' 캐릭터가 아닌가. 지금이야 이윤호라는 캐릭터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이윤호의 뒤를 이을 새로운 '대안' 을 내 놓지 못한다면 정일우는 영원히 '이윤호' 로 기억될 뿐이다. 이것은 배우로서도, 스타로서도 대단한 불행이다.
송승헌, 조인성, 현빈 등 이른바 '시트콤 스타' 들이 대박을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시트콤 자체의 성공에 안주하기 보다는 각각 <그대 그리고 나> <피아노> <아일랜드> 에서 시트콤의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 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정일우의 안목이 이들에 미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배우가 아니라는 한가지 사실은 명심하길 바란다.
정일우는 훤칠한 키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현재 여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 중 한명이다. 과연 그는 '스타' 로 자리매김하고, 종래에는 '배우' 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의 인기가 '반짝' 하고 끝나는 보잘 것 없는 것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피터팬' 은 환영받지 못한다, 김혜성.
김혜성은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 정일우, 즉 이윤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그러나 연애에는 지나치다 할 만큼 '순정파' 인 민호는 김혜성을 거쳐서 최대한 매력있는 캐릭터로 성장했다. 극 초반 얄밉기만 했던 민호는 이제 꽤나 순진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인물로 끊임없이 재정립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일우 만큼은 아니지만 김혜성 역시 시트콤의 덕을 톡톡히 봤고, 영화 <제니 주노> 보다 오히려 <거침없이 하이킥> 을 대표작으로 내세울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의 얼굴이 너무 동안이라는 것이다. '동안' 은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특히 캐릭터의 소화 능력을 생각해 볼 때 동안은 걸림돌이 되는 측면이 있다.
배우라는 것은 모름지기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물론 같은 캐릭터를 깊숙히 파고들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낼수도-최지우 같은 경우-있지만 흔히 '배우' 라고 불리는 이들은 10대부터 60대까지 인생과 삶을 얼굴 하나에 녹여내는 '파괴력' 이 있다. 그러나 김혜성의 얼굴은 너무 어리다보니 오히려 캐릭터를 가둬 놓고만다.
언제까지 '학생' 으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다. 김혜성의 나이는 이제 20살,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도약할 시기다. 그가 '민호' 뒤에 어떠한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산적해있고, 그저 아역으로 머물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조용하지만 다양한 연기를 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비슷한 또래인 류덕환 같은 경우 오랜 기간 연기를 해 오면서 이미 '아역' 의 틀을 깨부수고 '배우' 로 변신하지 않았는가.
그럴러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발음도 고쳐나가야 할테고 스스로 너무 어린 자신의 외모를 망가뜨려볼 필요도 있다. 피터팬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피터팬' 이 '어른' 으로 성장할 때, 그 때가 바로 진짜 피터팬의 성공시대가 아닐까.
(혹자들은 김혜성의 키가 너무 작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그것은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류덕환도 마찬가지로 키가 작지만 이미 그는 '거인' 처럼 성장해 가고 있는 배우다. 문득 신하균이 류덕환에게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배우는 키가 작아도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크게' 다가갈 수 있다. 키가 작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이 아이의 10년 뒤, 김범.
김범은 <거침없이 하이킥> 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동력' 이다. 그의 엉뚱하고 난감한 캐릭터는 '무색무취' 인 듯 하지만 언제나 새롭고, 언제나 즐겁다. 오히려 <거침없이 하이킥> 을 오래 보고나면 윤호, 민호 보다 하숙범, 배신범, 분노범에게 정이 간다. 이것은 캐릭터의 승리자 곧 김범의 승리이기도 하다.
<거침없이 하이킥> 의 김병욱 PD는 김범을 두고 "시트콤을 이끌어 나가는 새로운 원동력" 이라는 극찬을 했다. 처음에 보잘 것 없던 캐릭터를 이 정도로 끌어 올렸으니 분명 김범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발칙한 여자들> 에서 정극 경험을 끝마친 그의 '경력' 역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거침없이 하이킥> 의 꽃미남 '3인방' 중에서 가장 안정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건 역시 김범이다. 발음, 발성 등이 아직 어색한 상태지만 그렇다고 책 잡을 정도는 아니고 시트콤이 진행되면서 점점 안정된 연기와 캐릭터 소화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스트 조인성' 이라고 불리는 마스크 역시 꽤나 쓸만하다.
그러나 김범에게도 여전히 시트콤 속 '김범' 은 멍에와 같은 존재다. 사람들은 김범을 보면서 한동안 또 다른 김범을 상상할 것이고, 또 다른 김범을 기대할 것이다. 그가 '김범' 을 어떻게 극복해 내고 배우 '김범' 으로 성장할 것인지는 순전히 그의 몫이다. 아직 20살도 안 된 이 앳된 소년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학업도, 운동도 모두 포기하고 연기에 달려든 '배우' 라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내용이다.
같은 작품에서 호흡하고 있는 나문희를 통해 김범의 '미래상' 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든 '변신' 할 수 있는 배우다. 때로는 촌스러운 시골 아낙으로, 때로는 재벌 회장으로, 때로는 깐깐한 시어머니로, 때로는 천방지축 '문희여사' 로. 한 가지 캐릭터에 매몰되지 않고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그녀의 능력을 보고 있노라면 가히 '신의 경지' 의 한 부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김범도 이런 배우가 되야 한다. 나문희는 성우로 시작했지만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대배우가 됐고, 안성기는 5살에 처음 연기를 시작해 전 국민이 인정하는 '국민배우' 로 자리잡았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없고서는 불가능 한 일이다. 소년으로 시작한 '김범' 이라는 꽃미남 스타가 10년 뒤에는 '배우' 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스타' 의 탄생은 언제나 즐겁다. 그러나 그들이 '스타' 와 '배우' 에서 모두 실패하는 것은 언제나 씁쓸하고 대중들은 그러한 '반짝인기' 에 길들여 질 만큼 길들여져 왔다. <거침없이 하이킥> 은 우리나라 시트콤 역사 중 하나의 획을 그으며 세 명의 신예 스타들을 발굴해냈다. 이제 그들이 진정한 '스타' 로 성장하고, '배우' 로 나아가는 것은 개개인의 몫으로 넘겨졌다.
그들은 <거침없이 하이킥> 을 뛰어넘어 배우 정일우, 김혜성, 김범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직 '초보' 들인 이들의 미래를 속단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이 대중을 배신하지 않는 이상 대중이 먼저 배신하는 일은 없다는 것, 끊임없는 노력만이 그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 그것 뿐이다.
[관련 기사 보기]
[거침없이 하이킥] 설날특집은 '정일우' 띄우기인가.
2006년 을 빛낸 TV 속 '중견 여배우' 들.
http://blog.daum.net/ksgy7047/10191311
한국 시트콤, 그 파란만장한 굴곡의 역사 -
<오박사네 사람들> 부터 <거침없이 하이킥> 까지.
http://blog.daum.net/ksgy7047/10558018
'나문희'부터 '이순재'까지. TV를 빛내는 중견배우들.
http://blog.daum.net/ksgy7047/6490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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